Nei's Talk
발행인: 정민지
편집인: 정민지
등록번호: 경기, 아54471
등록연월일: 202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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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압류·추심명령 있어도 채무자 소송 자격 유지” 판례 변경
대법원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졌더라도, 채무자가 해당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그동안 유지돼 온 기존 판례를 변경하고, 채무자와 추심채권자의 소송수행권이 병행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2025.10.23. 선고 2021다252977)
재판부는 추심명령이 채권 자체를 추심채권자에게 이전하는 제도가 아니라, 단지 채무자를 대위하지 않고 직접 추심할 수 있는 권한만 부여하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채권의 실질적 권리자는 여전히 채무자이며, 채무자는 시효 중단이나 향후 집행권원 확보를 위해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채무자가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제로 금전을 수령할 수 없기 때문에 추심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채무자의 확정판결 효력이 추심채권자에게도 미쳐 별도의 소송 없이 강제집행이 가능해지는 등 소송경제상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3채무자 역시 집행장애사유 주장이나 공탁을 통해 이중변제 위험을 피할 수 있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추심명령의 법적 성질을 ‘권리이전’이 아닌 ‘집행권능 부여’로 명확히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전 대법원은 추심명령이 있으면 채무자의 원고적격이 소멸한다고 보았으나, 이는 집행절차를 이유로 실체법상 권리관계를 왜곡하고, 장기간 진행된 소송을 일괄 무효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본 판결은 채무자와 추심채권자를 ‘유사필수적 공동소송관계’로 파악함으로써, 양자의 소송수행권을 병행적으로 인정하고, 분쟁을 하나의 소송에서 종국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는 소송경제와 절차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실무상 중복제소 문제와 기판력 귀속 문제를 동시에 정리한 전환점적 판례로 평가된다.
특히 추심채권자가 별도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도 채무자의 승소판결을 통해 바로 집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집행 효율성과 채권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민사집행법 해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볼 수 있다.
대법 전원합의체 “시효 완성 후 채무 승인, 곧바로 시효이익 포기로 추정 못 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하거나 일부 변제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법적 이익을 포기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25.7.24. 선고 2023다240299 판결로, 그동안 유지돼 온 ‘완성 후 승인 = 시효이익 포기 추정’ 법리를 공식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는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제도라고 밝혔다. 채무승인은 시효 완성 전 채무자가 채권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를 인정하는 행위인 반면, 시효이익 포기는 시효 완성 후 그 사실을 알면서도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를 표시해야 성립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일부 변제나 이자 지급, 담보 제공만으로는 시효이익 포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히 기존 판례가 채무자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고, 대부업체나 채권추심업체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시효가 완성된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액을 변제했을 뿐인데, 이를 이유로 전체 채무가 부활하는 결과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는 시효 완성 후 채무자의 행위가 시효이익 포기에 해당하는지는, 일부 변제의 동기와 경위, 자발성, 변제액과 시효완성 채무액의 차이, 당사자의 언동과 거래 경험 등 개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순한 승인이나 변제 사실만으로는 시효이익 포기가 인정되지 않으며, 채권자가 그에 대한 명확한 증명을 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소멸시효 제도의 본래 취지를 회복하고, 채무자 보호를 강화한 전환점적 판례”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금융·추심 실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